X안병규 교장은 교직자로의 신념에 대해 “대충 보면 잡초처럼 보이지만 좋게 보면 모두가 꽃이다. 누구나 예외 없이 지니고 있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고 교육”아라면서 청소년들에게 “거창한 사람이 되라. 남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닌 자기다운 사람이 가장 거창한 사람이다라고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거창승강기고등학교는 지난해에 4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긴 역사를 가진 고등학교라는 데 놀랐다. 거창승강기고등학교는 가조면에 위치한 특성화고등학교다. 제일동포 배익천 선생이 1977년 지역사회 인재 양성을 위해 거액을 들여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이듬해 1978년 국가에 기증하였다. 그 분의 숭고한 뜻이 깃든 학교다. 그래서 첫 교명은 가조익천종합고등학교(인문반1, 상업반2)였다. 거창에서는 ‘가조익고’로 널리 알려진 학교다. 그 후로 2015년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환하여 거창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었다. 2021년 3월 1일자 거창 지역의 전략산업인 승강기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현재 교명을 승인받았고 현재까지 4,60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여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학교다. 안병규 교장을 만나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거창 유일의 특성화고등학교다. 학교 자랑을 한다면.
“거창에는 현재 6개의 일반계 고등학교가 있다. 거창관내 중3 학생의 95%이상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다시피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학교 3년 동안 공부한 국영수사과 중심의 학습을 계속하기 위해서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율이 80%을 넘어 세계최고인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런데 주위에서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직업인은 기술을 익힌 기능인이 대부분이다.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 건설현장의 숙련공, 거창승강기밸리의 승강기전문가, 지게차와 같은 기계를 다루는 분 등 모두 기능을 연마해서 개인의 삶을 살아가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모두가 국영수사과를 잘 할 수도 없고 잘 할 필요도 없다. 교육도시 거창에 확실한 비전을 가진 특성화고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 공간 감각이 뛰어난 사람, 기계를 분리 조립하는 데 능한 사람들은 기능을 익혀 명장이 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때 개인의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개인과 사회의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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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교명변경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
“2020년 교장으로 발령 받아와 보니 학생들이 전국 상위에 해당하는 국가기술기능사 자격증 취득율을 보이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자격증 취득학생의 90%가 승강기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승강기분야에 대한 큰 관심과 거창에 국내 유일의 승강기산업단지(약 37개 업체)와 한국승강기대학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반 공업계고등학교 보다는 승강기 분야 특화된 인재양성이 학교의 미래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교명을 변경하였다.
학생, 학부모, 동창회의 95%이상 높은 동의를 얻고 지역사회 주민의 절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경남도교육청 교명심의위원회와 경남도의회 가결을 거쳐 최종 교명을 바꾸게 되었으며 국내 유일의 승강기전문가 양성 특성화고등학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 현재 어떤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는가?
“전기전자과와 컴퓨터응용기계과 두 개 학과에 각 20명씩 40명을 모집한다. 공업고등학교와 동일한 학과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교육과정에 승강기전문교과를 편성운영하고 있고 승강기산업의 핵심 분야인 전기전자와 기계 학과에서 승강기관련 기능을 접목시켜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공업계 고등학교와의 차별성이 있다.
전기전자과 학생은 승강기 기능사, 전기기능사, 전자기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컴퓨터응용기계과 학생은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선반기능사, 컴퓨터 응용선반기능사 등을 취득하고 있다.
올해에는 학과 간 벽을 넘어 상호 교차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3학년은 예년에 비추어 보면 자격 취득율이 120%로 1인 1자격 이상을 취득하고 있다. 1, 2학년 재학생 전체로 보면 50% 자격취득 실적을 보여 2명당 1명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여학생의 자격취득 실적도 우수하다. 1학년 때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이미 취득한 학생도 있으며 2학년인 현재도 승강기 자격을 취득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미래의 여성 전자전기 및 기계 명장이 탄생하리라 확신한다”
- 승강기고등학교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승강기산업으로의 진출이 많지 않을 것 같다.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
“작년 기준으로 보면 70%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했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기계와 전기전자 분야의 지식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은 학생이 많아 내신관리와 자격증 취득을 통해서 관련학과로 진학하는 경우다. 취업에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거창승강기단지와 일반산업단지에 다수의 학생들이 현장실습에 참가하거나 취업하였다. 거창 승강기밸리의 화신기업, 대덕기술, 모든엘리베이터 등 지역 강소기업에 취업하여 3년 동안 배운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체력관리와 내신관리를 바탕으로 부사관학과나 경호학과 등에 진학한 예도 있다. 부사관학과에 진학한 학생은 성실한 자기관리로 과대표에 선출되고 학교홍보대사 및 장학생에 선발된 소식을 들려주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기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학교가 거창승강기고등학교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지만 소신있게 꿈을 향해 전진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교직의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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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승강기마이스터고등학교(가칭)로 추진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어떤 고등학교이고 어떤 혜택이 있나?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정의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제시되어 있다.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지정이 되면 신입생 모집범위를 경남 권역에서 전국으로 확대된다. 또한 모든 수업료, 기숙사비, 해외 체험교육비 등이 전액 국가 부담이며 교육비 모두가 무료이다.
연 13%이상 성장하는 고성장 산업인 승강기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창의 승강기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전국 유일의 승강기전문가 양성 특성화고등학교를 넘어서 한국승강기마이스터고등학교로 나아간다면 전국의 인재들이 이곳 거창에 모여 승강기명장(마이스터)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전환을 추진하게 된다면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내년 5월경 교육부 주관 마이스터고 신청 예정학교를 대상으로 추진 절차 설명회가 시행될 예정이다. 7월에는 학교에서 마이스터 추진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여 심사를 거쳐 10월에 최종 발표를 하게 된다. 추진계획서에는 예산확보 방안, 교사수급 방안, 실습실 운영, 현장중심의 커리큘럼 편성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예산확보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최종 마이스터고 지정이 되면 기숙사, 교실, 실습장 등 부대시설 설치 준비기간을 거쳐 2024년 3월 첫 마이스터고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 거창군에서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도 있다면?
“거창승강기고등학교를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전환에 필요한 지자체 대응투자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
- 특성화고는 학교공간에서 일반고와 차이가 많을 것 같다.
특성화고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인을 양성을 위해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고가의 기자제와 설비를 갖추는 것은 특성화고등학교의 기본이다. 기계과의 경우 NCS컴퓨터활용생산실, NCS선반 가공실, NCS특수용접실, NCS CAD실 등을 갖추고 있다. 전기전자과는 NCS자동제어실습실, NCS전자기기 개발실, NCS내선공사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이다 보니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환기시설 등을 완비하고 있으며, 작업복, 작업화 등을 무료로 제공해준다. 수업에 필요한 시설 외에도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고 저녁에도 실습을 이어가기 위해서 2인 1실의 신축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본교는 직업계고 학점제 선도학교 공간혁신사업에 선정되었다. 학생들의 학습과 토론이 가능한 홈베이스와 학습카페를 구축하는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 거창승강기고등학교만의 자랑거리가 있는가?
“거창승강기고등학교의 하루는 교문에서 시작된다. 이 학교 교장으로 오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한 약속 중에 하나가 매일 아침 등교 맞이를 하자는 거였고 1년 이상 동안 실천하고 있다. 아침 교문에서 학생들과 대화하고 인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교실로 들어가게 된다. 전교생의 이름과 학생들의 생활전반을 알게 되었고 그런 편안함에 몇몇 학생들은 격의 없이 교장실을 노크하는 경우도 생겼다. 학생들이 교장실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침 등교 맞이의 힘인 것 같다”
- '인성천재상'이라는 독특한 상이 있다던데?
“그렇다. 우리학교에는 독특한 상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성천재상’이다. 前 최재만 교장선생님께서 은퇴이후에도 학생에 대한 애정으로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해주셨고 그 장학금으로 운영되는 상입니다. 전교생과 교사가 올해의 인성천재를 투표로 추천하고 많은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천재상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추천하게 된다. 인사 잘하는 학생, 배려하는 학생, 밝은 표정으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상이며 문화상품권도 함께 주어진다”
-학생들에게 명함을 만들어 준다고 들었다. 어떤 명함인가.
“‘나만의 꿈 키움 명함’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교생에게 매년 꿈 키움 명함을 제작해준다. 명함에는 자신의 좌우명, 롤모델, 미래직업, 취득한 자격증, 취득할 자격증이 기록된다. 학생 스스로 다자인하고 전문 업체에 맡겨 제작한 꿈 키움 명함은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은 명절날 친척들에게 명함을 건네면서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선언하기도 하고, 회사 면접 시 제시하여 기능인으로서 자긍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 장학제도가 학생들에게 호응이 좋다던데.
“그렇다. ‘자격증취득 장학금제도’ 또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학생들에게 말로만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하지 않고 학생들을 유인할 인센티브를 제공해준다. 실기 접수비 뿐만 아니라 자격 취득 시 자격의 종류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해주는 제도이다. 학생들은 자격증도 취득하고 장학금도 받게 되어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급식도 다른 학교와 차별화가 있다던데, 어떤 것인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단연 점심시간이다. 그래서 본교에서는 ‘우리들이 선정한 중식메뉴’, 줄여서 ‘우선 중’ 급식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월1회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통해서 학생들이 원하는 메뉴를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식단표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내년에는 월2회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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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을 위한 1인1악기 연주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2012년 오케스트라 창단 학교에 선정되어 ‘희망이音’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11년간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학생들은 기계와 전기전자 실습에서 잠시 벗어나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며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탄탄한 인성을 갖추게 된다. 1인 1악기 연주가 가능한 학교다”
- 교직에 몸담으면서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대충 보면 잡초처럼 보이지만 좋게 보면 모두가 꽃이다. 누구나 예외 없이 지니고 있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고 교육이다”
- 거창군의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창한 사람이 되라. 남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닌 자기다운 사람이 가장 거창한 사람이다라고 말해 주고 싶다”
안병규 교장은 합천출신으로 합천 초계고, 서울대학교, 충남대학교 대학원졸. 교직생활 36년차의 베테랑 경력을 가지고 있다.
<종이신문은 6월 28일자 448호에 게재>